[더 라이프이스트-손주에게 물려줄 아버지 고사성어] 남을 함부로 평가하지 마라
[더 라이프이스트-손주에게 물려줄 아버지 고사성어] 남을 함부로 평가하지 마라
Blog Article
군대에서 휴가받아 집에 왔을 때 전화로 다투는 소리가 밖에까지 들렸다. 아버지가 언성을 높여 인척과 통화하는 내용은 마당에서도 똑똑하게 들렸다. 그쪽에서 자기 자식을 아버지 회사에 넣어달라는 부탁을 거절하는 전화였다. 아버지는 “친인척을 쓰지 않는다”라며 전화를 끊었다. 아버지는 누가 인사 청탁하면 실력에 맞춰 다른 자리를 알아봐 주기는 했지만, 정작 당신이 경영하는 회사에는 쓰지 않았다.
인사드린 뒤 머뭇대다가 눈치 빠른 아버지 재촉에 밀려 말씀드렸다. 군에 같이 근무하는 상사가 영관급 진급 심사에서 탈락한 데다 집안 사정이 여의찮아 예편하게 됐다. 뜻하지 않은 어쩔 수 없는 사고가 계속 그의 진급을 붙잡는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인정하는 흔치 않은 실력파라고도 했다. “저를 많이재학생학자금대출
아껴주는 분입니다”라고 간곡하게 설명하고, 아버지가 회사에서 ‘내 사람’처럼 믿고 쓸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즉답 안 하던 아버지가 이튿날 불러 “안 된다”라며 그 분한테도 분명하게 전하라고 했다. 아버지는 “몸져누웠을 때 대소변을 받아줄 정도로 마음을 준 사람이 ‘내 사람’이다. 남이 알까 두려운 내 흉허물을 덮어줄 수 있는 사람이mi모기지보험
다. 어려운 일을 마다치 않고 해주는 내게 익숙한 사람이랄 수 있다. 지나고 보면 ‘내 사람’으로 여기면 ‘내 사람’ 안 될 사람도 없다”라면서 ‘나를 아껴주는 분’이라는 내 평가를 일축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대학생당일대출
버지는 회사 인사에 대해 길게 설명했다. 회사는 내가 만들었지만,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있어서 이만큼 성장했다. 그런 생각 하다 보면 빚지고 고마운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모두 ‘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영은 등산과 같다”라고 한 아버지는 산 정상에 올라서 보면, 등산하며 괴롭히던 여러 문제는 모두 사라진다. 대신 다른 문제들이 보인다. 저편 산도대출비용
보이고 그 너머 산도 보인다. 산을 오를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들과 부닥친다. 그때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두렵고 어려움이 더 크다. 서로 도와가며 같은 길을 함께 한 잘 아는 사람을 믿고 의지할 수밖에 없다. 내 사람이 필요한 이유다.
이어 아버지는 “그렇다고 모두 ‘내 사람’으로만 다 채울 수는 없다”라급전대출
며 단호하게 친인척을 배척한 일을 설명해 갔다. “직원이 10명이면 3:3:3:1 비율로 한다”라며 지키는 인사원칙을 알려줬다. 아버지는 그룹으로 나눠 확고하게 설명했다. 세 명은 서까래 같은 사람들이다. 입안에 도는 혀처럼 내가 할 일을 나처럼 해주는 사람이다. 오늘 지시하면, 다음 날 아침에 답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두 번째 세 명은 외부 청탁을 들장기고정금리
어준 사람들이다. 내가 가지지 못한 부분을 보강해 줄 사람들이다. 외압은 물리쳐야지만 조직을 지켜야 하는 책무가 우선이다. 문설주 같은 사람들이다. 외부와의 소통 채널을 맡긴다. 세 번째 세 명은 내가 뽑지 않아도 승진할 사람을 선택한다. 눈치 보지 않고 오직 일만 하는 분들이다. 회사의 버팀목 같은 사람이다. 나머지 한 명은 당장 내가 잘못되더라도 바로 바꿔드림론 햇살론
뒷일을 맡길만한 대들보 같은 사람이다.
말을 마치며 “남과 같이 해서는 남 이상 될 수 없다”라며 인용한 고사성어가 ‘거인고난(舉人固難)’이다. 여씨춘추(呂氏春秋) 거난편(舉難篇)에 나온다. ‘인재를 천거하여 쓰는 것이 어렵다’라는 뜻이다. 원문은 “사물이란 본래 완전무결할 수 없으므로 완전함을 척도로 사람을 쓰기란 본래 어려운 것이 사물한화꿈에그린더스타
의 실상이다[舉人固難, 物之情也]”다. 원전에 나오는 말이라며 “한 자의 나무에도 마디가 있고, 한 치의 옥에도 티가 있는 법이다. 선왕(요순 등)들은 사물이 완전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사물을 선택할 때 한 가지 장점을 귀중히 보고 취한 것이다”라고 인물을 찾는 게 어려운 점을 설명했다. 아버지는 “‘채용은 도박’이라고들 한다. 예기(禮記)에 ‘lh주택공사 전세
말을 통해 사람을 다 판단할 수 없다(不以辭盡人)’라고 쓰여 있다”면서 “알량한 관찰로 남을 함부로 평가하지 마라”라고 당부했다.
훗날 아버지는 퇴역한 내 상사를 잘 아는 다른 회사에 천거했다. 내가 질문하지 않았는데도 천거한 이유를 “역경에 처했을 때 그가 잘 대처하는 능력을 여러 사람을 통해 들었기 때문에 확신했다”고 설명했다고 들었다생애최초주택구입자자격
. 어린이집을 다니는 손주들이 벌써부터 ‘내가 좋아하는 친구’라며 편을 가르는 것을 볼 때 쉽진 않지만, 얼른 깨우쳐주고 싶은 인성이다. 올바른 인성을 키우자면 ‘그 아이가 하는 행동보다 사람을 보게 하는 공감력을 먼저 키워주는 게’ 답이다. “그 친구가 오늘 너한테 그랬던 건 행동이었지, 그게 그 친구의 전부는 아니야”란 말이 공감력을 키우는 가장 와닿는 방식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조성권 국민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독자 문의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