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글쓰기] 늘어나는 새치, 염색하지 않기로 했다
[4050글쓰기] 늘어나는 새치, 염색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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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를 살아가는 4050 시민기자가 취향과 고민을 나눕니다. <편집자말>
[박정은 기자]
"검은 머리 파 뿌리가 되도록."
어린 시절부터 너무도 익히 들어왔던 말이다. 결혼식장에서는 물론,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주례사 중 하나다. 아주 어린 시절에는 그 말의 의미를 모른 채 어른들의 말을 그저 따라하곤 했다. 그 말의 뜻을 제대로 이해한 건, 파 뿌리가 흰색이라는 걸 알게 된 무렵부터였다.
검은 머리는 젊은 나날을 의미하며, 파 뿌리는 머리가 희어지는 노년의 날을 의미한다. 그러니 모두가 알다시피, 젊은 날에 만나 가정을 이루었으니 머리가 희끗희끗해지는 노년이 되더라도 '그 사랑 변치 않고 잘 살라'는 의미가 담긴 채권형펀드
말인 것이다.
그랬다. 머리가 희어지는 일은 막연히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야 겪을 수 있는 일인 줄 알았다. 아직 손주를 볼 나이가 아닌 40대 중반에 새치에 대해 고민하게 될 거라는 걸 어릴 때는 몰랐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흰 머리가 나는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흰 머리가 생기는 원인에는 노화 이외에도 꽤 다양한 요소들이 숨어 있지연이자 계산
었다.
어느 언론보도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흰 머리가 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모낭 속 노르에피테프린(교감신경계를 자극하는 호르몬)의 분비량이 증가하면서 멜라닌 세포가 빠져나가게 되고, 회색 또는 흰색 머리카락이 나게 만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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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하게 되면, 멜라닌 색소를 형성하는 성분이 부족해 흰머리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한다.
유전적 영향도 있단다. 흰머리를 유발하는 유전자는 우성 유전자이므로, 부모 중 한 명이라도 흰 머리가 빨리 나기 시작하면 자식 또한 그럴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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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 머리가 희어지기도 한다니, 흰 머리가 너무 일찍 난다면 건강을 돌아보는 일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남편의 경우, 유전 탓에 20대부터 새치가 생기기 시작했다. 연애할 당시에도 젊은 나이에 흰 머리카락이 있다는 점이 이상하게 여겨졌지만, 그의 형제들을 모두 만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것이 유전적 영향일 수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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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회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있을 것이고, 어쩌면 영양 부족이 백발의 유발을 가속화시킨 것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유전적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이제 스무 살이 된 큰아들이 하나둘 새치가 생겨나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피부 탄력이 좋아 얼굴에 난 주름이 나보다 적은 남편은 수북한 흰 머리 덕분카트
에 나이 들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니 염색을 하면 어떻겠냐는 조언을 정말 많이 듣게 되었다. 나 역시 40대에 들어서면서 새치의 수가 급격히 증가한 남편에게 때마다 염색을 권했다. 어려 보일 필요는 굳이 없겠지만, 과도하게 나이 들어 보이는 것은 좀 억울한 일이 아니겠냐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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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고민만 하고, 좀처럼 결정하지 못하는 가운데 10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이제 50이 된 남편의 희끗한 머리카락은 감출 필요가 없는 자연스러움이 되었다. 몸에 좋지 않은 독한 염색약을 바르지 않아도 된다. 검은 머리 아래에 피어나는 하양을 감추기 위해, 수고로이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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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의 새치 세월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자세, 참 멋스럽다
ⓒ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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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동안인 남편에게 반백의 머리카락은 그의 연륜을 드러내는 상징이 되어, 오히려 많은 사람에게 신뢰를 쌓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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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보다 자연스럽게 흰 머리를 고수하는 이들이 있다. 언론에 공개된 그들의 흰 머리는 절대로 그들을 나이 들어 보이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이 살아온 세월의 깊이를 드러내는 것 같고, 나이 듦을 슬퍼하고 감추려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히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자세처럼 느껴져 더 없이 멋져 보인다.
얼마 전부터 거울 속의 내 모습에도 새치가 확연히 보인다. 아직 그 수가 많지 않은 것은 흰 머리가 늦게 난 우리 부모님의 영향이겠지만, 그럼에도 나 역시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 새치를 발견했을 때는 놀라고 당황했지만, 그 감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엄마, 정수리에 흰 머리가 너무 많아."
나의 늘어난 새치를 발견하고 딸아이가 외쳤을 때, 가슴이 철렁하기는 했다. 하지만 나는 새치를 뽑지 않기로 했다. 뽑는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염색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아직 그 수가 많지 않아서 하는 말이라고 혹자는 말할지 모르겠다.
그렇다. 그럴 수도 있다. 새치가 더 많아져 실제보다 훨씬 나이 들어 보인다면 이러한 나의 결심은 바뀔지도 모른다. 그래서 전체를 검은색으로 염색을 하든, 발레아쥬(쓸 듯이 바르는 자연스러운 하이라이트 염색), 옴브레(자연스럽게 색이 변하는 그라데이션 염색), 솜브레(은은하고 부드러운 그라데이션 염색) 등에 관한 상담을 받으러 다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마음은 역시나 받아들임(고잉 그레이) 쪽이다. 최근에 글쓰기 모임에서 만난 지인은 나와 비슷한 또래이지만, 너무도 예쁘게 흰 머리를 수북이 늘어뜨린 이였다. 염색하지 않는 용기와 세월을 받아들이는 그 겸허함이 너무도 멋졌다.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누구나 머리가 희어진다. 그 시기와 정도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인생사,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과정임은 분명하다.
개인의 성향과 상황에 따라 선택지는 달라질 것이나 그 선택은 모두 존중받아 마땅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흘러가는 세월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오히려 그 당혹스러움을 멋스러움으로 바꾸어 가려 한다. 세월을 감추기보다 받아들이는 나를 나는 더욱 사랑할 것이다.
《 group 》 4050글쓰기 : https://omn.kr/group/4050_writer
동시대를 살아가는 4050 시민기자가 취향과 고민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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